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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대한민국

[펌] 좌빨노빠" 개발자 이 나라를 떠납니다. - 2

by Rue&Lune 2014. 5. 2.

 출처 : http://ppomppu.co.kr/zboard/view.php?id=developer&no=11316

 

진짜 민주주의 나라인 해외 얘기를 구체적으로 보니 씁쓸하네요.

예전에 1편은 읽었었는데 ^^; 한참뒤에 글올라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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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썼던 "좌빨노빠" 개발자 이 나라를 떠납니다"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위에 언급한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길게보면 3-4년 정도 준비를 해서 호주로 떠나온지 3달이 지났는데, 과연 잘한 선택인가를 생각 해보면 내가 꿈꾸던 그런삶에 근접하다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호주에 와서 한국에서 개발자로 있을때 보다 더 행복해 졌는가를 대답하려면 불가피하게도 호주와 한국사회를 비교해야 될거 같습니다. 3개월 밖에 안살아서 아직 사회의 병폐를 다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 동안 보고 듣고 했던 부분을 경험한 부분과 접목하여 정리하면 내 선택이 잘한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거 같네요.

 

1. 호주는 한국보다 2배 선진국?

흔히들 경제대국들을 선진국이라고 부르는데 그런면에서 호주는 경제적으로 한국보다 2배정도 선진국입니다. 과연 선진시민의식 같은게 있냐고 물어본다면 그런거 없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세상에 그런거 없죠. 모든 인간은 기회가 주어지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한겁니다. 하지만 호주 사회는 한국보다 훨씬 안정적입니다. 왜냐하면 호주 사회는 강력한 원칙과 처벌과 보상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쁜짓은 처벌이 무서워서 못하고 원칙을 따르면 보상을 해줍니다.

 

간단한 예를 들면 주차 시스템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여기 주차시스템은 간단합니다. 세우라는데는 길가든 어디든 아무나 정해진 시간만큼 세울 수 있고 세우지 말라는데는 세웠다간 벌금 폭탄을 맞습니다. 처음 호주에 왔을때 복잡한 주정차시스템을 잘 이해못해서 236달러짜리 딱지를 두번뗐는데 눈이 번쩍 뜨이고 벌금무서워서 규칙 잘 이해하고 다시는 주차규칙위반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도 그럴겁니다. 선진시민의식 그런거 없고 누구나 편하게 편법주차하고 싶겠지만 벌금이 무서워서 안하는겁니다. 

 

과속/음주운전에 대한 처벌도 엄청나게 강력합니다. 과속 5키로만 해도 300달러 벌금은 우습고 벌점도 엄청셉니다. 벌점 좀만 받아도 면허정지되고 휴일에 위반하면 2배처벌입니다. 스쿨존에서 40키로 안지키면 역시나 2배처벌이고요.장애인주차구역? 세웠다간 500달러 부터 벌금이 시작한다고 하네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의사를 보였는데 서지 않는 차를 여태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사회를 유지하는건 강한 원칙과 강한 처벌입니다. 선진시민의식 그런거 절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원칙을 잘 따르면 보상도 따르는데 복지 혜택이야 둘째치고 무료인 예방접종만 해도 200달러정도 수당을 줍니다. 하지않을 경우 유치원 보조금이 끊기고요. 적절한 당근과 채찍의 활용이 있어야만 안정적이고 원칙있는 사회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호주는 우리나라보다 몇배이상 선진국입니다.

 

2. 원칙의 사회

여기와서 느끼는건 정말 빡빡한 원칙으로 돌아가는 사회라는겁니다. 융통성이 없어요. 응급실 가도 숨넘어가는거 아니면 차례 기다려야 하고 간단한 업무를 보려고 구청에 가도 내 차례될때까지 1시간이고 기다려야됩니다. 빠르게 처리되는게 드물고 며칠씩 기다려야 되는것도 흔합니다. 교통시설/시스템이나 모든 부분이 원칙을 무조건 따르도록 되어있습니다. 버스에탈때도 입석승객15명이 넘으면 못타게 합니다. 처음엔 뭐 이렇게 융통성없는 사회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세월호 사건을 보고나니 빡빡해도 이게 낫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3.제대로된 소득분배 시스템

예전글을 쓰면서도 언급했던 부분인데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구조하에선 착취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한달내내 주당 몇십시간씩 일을 열심히 해도 왜 아직 가난한가를 이해못하고 그 최저임금을 규제하는 자들을 다시 찍어주는  구조상에선 착취를 피할길은 없어보입니다.

호주의 최저임금은 세계 최상위권인 16달러수준입니다. 여기서 빅맥세트가 8달러정도니 한시간일하면 빅맥2세트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한세트나 먹을 수 있나요? 최저임금도 안주는 악덕한국업주만 피하면 최저임금 보장되니 착취당할일 없습니다.

 

저소득자는 복지혜택으로 수당이 나오고 세율이 낮으며 고소득자는 복지혜택이 없고 고세율을 유지하니 많이 버나 적게버나 결국 손에 쥐는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기부하라고 얘기할필요도 없죠. 소득이 정상적으로 재분배되는 사회에선 기부를 할 필요가 없는겁니다. 결국 직업이란건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이 되도록 유도하는 구조라고 생각됩니다.

http://blog.naver.com/joonyou97/150181085649

 

4. 야근이 뭐에요?

절대 야근이 없다는 떡밥을 물고 호주에 왔는데.. 확인해드립니다. 절대 야근이 없습니다. 주말에 일하는건 비정상입니다. 식당/마트 종류를 뺀 대부분의 샵들은 오후 4~5시가 되면 다 문닫고 갑니다. 

쉬프트나 근무특성상 밤에 일하는건 있을 수 있어도 아직 야근하는 사람들을 본적이 없습니다. 한국 개발자들의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출근은 선택인 상황은 절대 발생하지 않습니다. 예외적인 경우로 야근이나 주말출근을 한다고 해도 다 휴가로 보상해준다고 합니다.

여태 호주와서 아이들과 저녁을 같이 못먹어본 적은 손에 꼽습니다. 모임이나 그런 특수한경우 빼곤 아이들과 저녁을 함께 먹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주말에는 어디로 놀러갈까 고민하느라 힘듭니다. 나가서 애들이랑 노느라 힘듭니다.

http://blog.naver.com/joonyou97/150189260735

 

5. 복지의 천국 맞습니다 맞고요.

확인해드립니다. 복지의 천국 맞습니다. 새로운 이민자로 합류한 우리가족에게 호주정부는 2주마다 양육수당/렌트지원 으로 640달러씩 입금해주고 여기 와서 병원비는 모두 무료였습니다. GP의사 통해 건강검진도 예약했는데 전부 다 무료로 해준답니다. 저소득자라고 건강보호 카드를 발급해주고 이것 저것 할인이 되는 저소득자 혜택을 다 누릴 수 있습니다. 각종 복지 수당도 자격이 되면 다 신청가능합니다.

일요일엔 아이동반 가족의 경우 어른인당 2.5달러만 있으면 버스/기차/페리/트램 모두 무료로 탈 수 있습니다. 일요일에 집에 있지말고 놀러 나가라고 등 떠미는거죠.

복지는 게으름뱅이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일어 설 수 있을때까지 지원해주는 투자라고 얘기하면 빨갱이로 몰리는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겠죠.

http://blog.naver.com/joonyou97/150188316700

 

6. 인종차별 != 인간차별

포탈사이트 댓글들 보면 호주는 무슨 죄수의 나라라느니 인종차별이 세계최고라느니 그런 악플들이 달리는걸 많이 봤는데.. 3개월동안 그런 경험한적 전혀없습니다. 오히려 백인보다 아시안/인도계열 인구가 더 많은 상황이라 그런게 가능할까 생각도 듭니다. 호주의 주요인종은 백인이 아니라 중국/인도계열입니다. 누가 누굴 차별한다는건지 알수 없네요.

어느 곳을 가든 수준이하의 인간들은 있게 마련이고 재수가 없으면 걸릴것도 같은데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네요. 그런걸 경험한다고 해도 그게 인종차별인지 인간차별인지 구분하기 힘들거 같습니다. 사실 인종차별을 하고 싶어도 처벌이 너무 강력해서 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호주 커뮤니티 같은데 보면 인종차별 당했다고 하는 글들이 많은데 대부분 보면 의사소통능력의 부재로 인한 트러블인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몇몇 케이스는 수준이하의 인간을 만난 경우도 있는거 같습니다.

http://blog.naver.com/joonyou97/150183200151

 

7. 자연환경 - 인간 친화적인 자연

호주를 얘기하면 깨끗한 자연환경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겠죠. 공기가 맑은건 둘째 치고 공원과 자연친화 시설이 아주 많습니다. 집도 빡빡하게 짓지않고 널널하게 지어서 집값이 비싼거 같긴한데 살긴 더 좋습니다. 시드니 시티만 벗어나도 아침엔 새소리에 잠이 깨고 저녁엔 귀뚜라미 소리에 잠이듭니다. 대부분의 공원엔 바베큐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놔서 그냥 고기만 사가지고 지인들과 가서 구워먹고 노는 바베큐문화가 아주 보편화 되어 있고요. 

http://blog.naver.com/joonyou97/150187047263

 

8. 정치는 원래 싸우라고 있는 것 - 정치 스트레스가 없다.

정치는 원래 편갈라서 싸우라고 있는 겁니다. 여기 호주에서도 정치인들은 서로 헐뜯고 싸우고 합니다. 그게 사실 정치의 기본이죠.

근데 우리나라처럼 빨갱이니 뭐니 하면서 싸우는 일은 없습니다. 당연하죠. 이건 우리나라가 이상한겁니다.

95%를 상회하는 투표율(투표안할 시 벌금때문이기도 함)이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반영된다고도 생각됩니다. 정치인들은 편갈라 싸우는게 직업이고 상식적이지 않은 일을 하면 표를 못받으니 여기서 정치때문에 스트레스 받을일은 없습니다.

한국에서 상식이하의 정치뉴스에 스트레스 받던것에서 해방되니 정말 인생이 쾌적해졌네요.

http://blog.naver.com/joonyou97/150181900324

 

9. 현재까지의 결론

3개월을 넘어간 호주이민생활은 꿈꿔왔던 생활 그대로입니다. 들었던, 꿈꿨던, 계획했던 일들이 전부 사실이고 가능하다는걸 확인하고 나니 진작 떠나오지 못한걸 후회하게 되는군요. 한국의 정치상황이나 세월호같은걸 보면 가슴이 먹먹하기도 한데..  그런 스트레스를 벗어나고자 힘들게 준비해서 온거니 가급적이면 뉴스를 안들여다 보려고 노력하는데도 들여다는 보게되는군요..

http://blog.naver.com/joonyou97/150182121419

 

10.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특히 개발자들

특히나 개발자들은 업계를 떠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할텐데.. 이민은 한순간에 가능한게 절대 아닙니다. 준비를 제대로 안하거나 편법을 통해 이민을 가면 이민사기를 겪을 수도 있고 생각한 만큼 나은 상황이 안될 가능성이 큽니다.(뽐뿌용어로 옆그레이드라고하죠).

특히나 필수 요소는 영어와 기술입니다. 세계 어느나라도 기술이 없는 사람을 환영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당연히 소통은 기본이기 때문에 영어도 오랜기간동안 준비해야 하고요. 이 모든게 다 준비되었을때 떠나야 업그레이드가 되는 이민생활이 가능합니다.

워홀러들을 봐도 그냥 준비 없이 온 워홀러들은 영어도 안늘고 돈도 못벌고 놀다가 돌아가지만 영어가 되고 준비를 많이 하고 온 워홀들은 직장스폰도 받고 학생비자로 전환해서 영주권도 따고 정착도 하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요즘엔 더 어려워졌지만요.
http://blog.naver.com/joonyou97/150188393083

 

11. 내가 후회하게 만들어달라.

가끔 한국사람들을 만날때마다 하는 얘기인데... 정말 내가 이민온걸 후회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서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내나라 내 조국이 빨리 되었으면 좋겠다고..

과연 그런날이 올지.....온다면 언제나 올지........

 

지금 현재는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밖에 없어서 똔똔으로 먹고사는 수준이지만 맘은 정말 편해서 안식년을 가진단 생각으로 휴가 왔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인생을 즐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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